발다프리크
나는 향수를 정말 좋아한다. 냄새에 꽤 민감해서 어릴 때부터 향에 관심이 많았다. 상대방에게서 좋은 향기가 나는 순간 그 사람이 달라 보이는 경험을 어린 나이에 하게 되면서 향수에 더욱 더 관심이 커졌는데, 향으로 작은 일상의 조각들을 기억하는 것도 좋고 그냥.. 좋은 향을 맡으면 기분이 조크든요.
내가 처음으로 구매하게 된 바이레도의 향수는 발다프리크이다.
처음 딱 맡았을 때 드는 생각은 ‘헐 개좋아….’ 였는데, 포근한 비누 향도 나면서 뭔가 상큼 달콤한 향도 있는 것 같고.. 원래 사려고 했던 향은 같은 하우스의 Rose Of No Man’s Land 라는 향수였는데 첫 향에 반해 발다프리크로 구매하게 되었다.
바이레도 공홈에서 설명하고 있는 향이 가진 이야기 또한 향만큼이나 매력적인데, 기억을 향기로 바꾸는 것에 사로잡혀 있었을 당시 만들게 된 향수라고 한다.
“At the time of its formulation, I was obsessed with the translation of memories into scent.”
조향사의 아버지는 약 10년에서 15년 동안 아프리카에 거주하며 여행했는데 조향사는 그의 일기를 종종 읽으며 아프리카를 유랑하는 상상을 하곤 했다고 한다. 발다프리크는 상상 속의 여행, 그리고 아프리카 문화와 그 문화가 가진 영향력에 대한 그만의 해석과 기념적인 의미로 만들어진 향이라는 것을 바이레도 공식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.
향 노트 및 설명
Top: African Marigold, Bergamot, Bucchu
Heart: Cyclamen, Violet
Base: Moroccan Cedarwood, Vetiver
부추 (Bucchu) 가 뭔가 싶어서 알아봤더니 서부 아프리카에서 나는 식물인 듯. 향은 민트, 과일, 허브 향이 난다고 하는데 탑노트에서 나는 상큼달콤한 향이 여기서 나는 향인 것 같다.
Fragrantica에서 찾은 노트인데 확실히 파우더리한 느낌 있다. 그래서 여름엔 좀 덥게 느껴지고 손이 잘 안 가서 여름에 뿌릴 다른 향수를 샀었다. 내가 느끼는 발다프리크의 향은 시더우드 향조가 있긴 한데 강하지 않고, 누구나 좋아할법한 가벼운 비누향 느낌에 플로럴하면서 달콤한 느낌이 있어서 부드러운 이미지에 잘 어울릴 듯한 향이다. 탑노트만 맡았을 때는 여름에도 잘 어울릴 것 같지만 잔향이 포근해서 봄이나 가을, 겨울에 더 잘 어울린다고 느꼈다.
바이레도의 발다프리크는 이 사진처럼 뭔가.. 봄이나 가을에 깨끗하게 잘 세탁한 흰색 반팔 티셔츠에 포근한 니트 가디건을 입고 이국적인 동네 한 바퀴 할 때 뿌리면 좋을 것 같은 향이다. 신발은 컨버스 같은 스니커즈가 어울릴 듯.
그리고 거의 1년 가까이 이 향을 쓰며 알게 된 호불호 갈릴만한 특징이 있다.
컨디션 안 좋으면 가끔 암내 같은 향이 느껴진다는 점..? 처음에 암내 난다는 후기 보고 엥? 무슨 암내? 싶었는데 진짜 난다. 이국적인 암내랄까…. ㅎㅎ (가끔 스파이시한 향도 느껴지는데 이 향이 암내처럼 느껴지는 듯)
사람마다 향에 대해 느끼는 점이 다르니 시향, 착향은 필수!
시향지에 뿌리는 것과 내 몸에 착향하는 것은 아주 다르기 때문에 착향 해 보고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. 시향이나 착향이 불가할 경우 발다프리크를 블라인드로 구매해도 '아 망했다...' 싶을 정도의 호불호는 없을 것 같지만 가끔가다 향수에서 살짝 느껴지는 스파이시함, 이국적인 향을 못 견디면 블라인드는 비추..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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